“오늘 올라온 생선으로만 요리한다”

교탄고시 아미노초의 료칸 만주로의 오마치 총주방장은 그렇게 잘라 말한다. 료칸의 차림은 미리 정하지 않는다. 무엇이 나올지 손님에게 약속하지 않는다. 정하는 것은 요리사가 아니라 그날의 바다다.

얼핏 료칸 쪽에 편리한 방식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그 반대다. 약속하지 않는다는 선택은 요리사에게 가장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방식이다.

먼저 약속할수록 요리는 멀어진다

아미노초의 핫초하마
아미노초의 핫초하마

료칸의 요리는 대개 미리 정해져 있다. 여행 예약 화면에도, 팸플릿에도 무엇이 나오는지 적혀 있다. 이름난 고급 식재료, 화려한 배 모양 회 모둠(후나모리), 가짓수가 많은 상차림.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먼저 보여 주면 손님은 고르기 쉽고, 료칸도 예약을 받기 쉽다.

하지만 바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거친 날씨가 이어지면 배가 나가지 못한다. 철이 어긋나면 잡히지 않는다. 약속한 식재료를 갖추지 못한 날에는 어떻게 할까. 냉동품을 쓴다. 다른 산지에서 들여온다. 그렇게 앞뒤를 맞추는 사이에, 상 위에서 ‘그날의 탄고’가 조금씩 빠져나간다. 쓰이지 못하고 남은 식재료는 버려진다.

오마치 총주방장의 방식은 그 반대편에 있다. 차림을 약속하지 않는 대신, 그날 올라온 것만으로 상을 짠다. 오마카세다. 무엇이 나올지는 당일까지 요리사도 모른다.

매일, 처음부터 다시 짠다

교탄고의 어항(다이자 어항)
교탄고의 어항(다이자 어항)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일 아침 백지에서 시작한다는 뜻이다.

오늘은 무엇이 올라왔는가. 양은 얼마나 되는가. 어느 것을 회로 뜨고, 어느 것을 굽고, 어느 것을 조릴 것인가. 어제와 같은 차림은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다. 정해진 순서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하루가 끝나는 일이 없다.

솜씨 있는 요리사일수록 자기가 잘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 형식에 식재료를 맞춰 가면 맛은 안정된다. 밑준비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그럴 수 없다. 매일 눈앞에 있는 것에 맞춰, 자기 쪽이 움직인다.

차림을 약속하지 않는 것은 손을 놓는 것과 정반대다. 편하고 싶은 요리사라면 좀처럼 택할 수 없는 방식이다.

마무리 죽을 직접 이야기한다

이 총주방장에게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요리의 배경을 직접 손님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손질하고 남은 생선 뼈와 머리로 육수를 내어 마무리 죽으로 만든다. 메뉴판에 한 줄 그렇게 적을 수도 있다. 객실 담당 직원에게 설명을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오마치 총주방장은 직접 이야기한다. 오늘 이 생선이 어떻게 올라왔고, 어느 부위를 회로 떴으며, 나머지를 어떻게 남김없이 쓰는지.

같은 죽이라도 종이에 적힌 설명을 읽고 먹는 것과, 만든 본인에게서 듣고 먹는 것은 전혀 다른 한 그릇이 된다. ‘남김없이 쓴다’는 말은 이야기하는 사람의 얼굴이 있어야 비로소 진짜가 된다.

그리고 이것은 오마카세 상차림이기에 더욱 필요한 수고이기도 하다. 무엇이 나올지 모른 채 자리에 앉은 손님에게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하지 못한다면, 그 상은 ‘뭐가 뭔지 모르는 사이에 끝나 버린 식사’가 되고 만다. 약속하지 않는 것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로 이어진 일이다.

고급 노선이 아니라 정직한 노선

오해는 피하고 싶다. 이것은 ‘비싼 요리를 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화려함으로 겨루는 것도, 저렴함으로 겨루는 것도 아니다. 오마치 총주방장이 내세우는 것은 그날의 바다에 정직하다는 것, 오직 그것뿐이다.

올라온 것이 전부라는 전제에 서서, 그 범위 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짜 맞춘다. 그리고 왜 이런 형태가 되었는지를 자기 말로 설명한다. 특별한 식재료가 없어도 상은 성립하고, 특별한 식재료가 있는 날에는 그것이 그대로 기쁨이 된다.

약속하지 않는다는 약속

생각해 보면, 이 료칸이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나올지는 약속하지 않는다. 그 대신 오늘 이 바다에서 올라온 것을 낸다는 것만큼은 반드시 지킨다. 냉동으로 메우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실어 오지 않는다. 손님이 받는 것은 메뉴판이 아니라 바로 이 한 가지다.

차림표 없는 상은 료칸에게도, 요리사에게도 수지가 맞지 않는 방식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어지고 있는 것은, 거기에 요리사가 하는 일의 모든 것이 실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탄고시·만주로. 오늘의 차림은 오늘의 바다가 정한다.